일찌감치 얼리버드로 예매해둔 <조나단 베르탱 사진전>에 다녀왔어요.
북적북적한 주말 전시회는 질색이라 쉬는 평일 오후에 여유있게 다녀왔습니다. 얼마 전에 구의동에 새로 오픈한 그라운드시소 이스트에서 관람을 했는데, 조나단 베르탱 사진전 외에 <알렉스 키토 사진전>도 함께 열리고 있으니 참고하세요.
전시일정 : 2025년 5월 23일 ~ 2025년 9월 28일
운영시간 : 매일 10:00 ~ 19:00
위치 : 서울 광진구 아차산로 402 이스트폴 2층
구의역 3번에서 바로 연결되는 NC 이스트폴 2층.
폴햄 매장 대각선 방향 가배도 카페 옆
함께 열리고 있는 <알렉스 키토 사진전>
조나단 베르탱은 1986년생 노르망디 출신의 여행 및 인상주의 감성 사진작가로, 2022년 ‘New York – Quête 1’, 2024년 ‘Impressionism’ 전시를 통해 전세계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노르망디, 뉴욕, 아시아 등 다양한 도시·풍경 속 빛과 색의 미세한 느낌 포착하고, 휴대폰 사진·필름·디지털 카메라를 자유롭게 넘나들며 여정 중심의 시선을 유지하는 작가랍니다.
코로나 19로 인해 멈춰 선 시간은 작가에게 일상을 새롭게 바라보는 계기가 되었다고 합니다. 아파트, 시장, 도시의 빛과 건축은 그의 시선 아래 새로운 창작의 무대가 되었으며, 일상 속에서도 감상적인 아름다움을 발견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무엇보다 인상깊었던 것은 조나단 베르탱의 시선으로 본 서울의 모습이었습니다. 을지로 어딘가 불규칙적으로 쌓인 금속관(?)과 또 그것과 뒤엉켜 있는 주황색의 비닐을 배경으로 한 사진은 마치 한 편의 추상화를 보는 듯한 느낌마저 들었다. 보는 순간 이건 뭐지하며 한 발 뒤로 물러서 보니 을지로 어느 구석의 모습이었다.
양배추를 머리에 쓰고 계신 아저씨의 뒷모습도, 얌전하게 내려진 알록달록 셔터문도! 우리가 의식하지 못한 채 일상에서 그냥 흘려보내는 순간순간도 이렇게 멈춰세우고 보면 다 아름답고 따뜻한 모습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나도 모르게 저 사진들 앞에서 미소지으며 한참을 서 있었다.
세상만사 지루하거나 반복적이라고 보인다고 할지라도,
매 순간을 소중하게 만드는 미묘한 차이가 언제나 존재하기 마련이거든요.
조나단 베르탱은 빛과 색을 이용해 일상을 예술처럼 담아내는 인상주의 감성의 여행 사진 작가답게 그의 작품에서는 인상파 화풍 회화에서 영감을 받아 자연스러운 밝기와 색 콘텐츠를 재해석하는 사진도 많이 보여요.
모네의 부활을 떠올리게 하며 큰 반향을 일으킨 대표 컬렉션이 있는데 이번 전시에서 아시아 최초로 공개되었다고 하네요. 위 사진에 보이는 저 공간인데 마치 모네의 작품을 보고 있는듯한 느낌이 들고 창문에서 들어오는 빛이 공간을 환하게 밝혀주어서 제가 너무 좋아라했던 공간이랍니다. 마침 작품을 감상하는 분이 계셨는데 느낌이 좋아서 한번 찍어봤어요.
돌아나오는 길! 굿즈를 구경 안할 수 없겠죠?
조나단 베르탱과 알렉스 키토의 작품을 소재로 한 여러가지 굿즈를 판매하는 곳인데, 몰랐다면 관심이 안갔겠지만 일단 전시를 보고 작가를 알고나면 감정 이입되어 막 다 사고 싶잖아요. 아기자기한 굿즈들이 많아서 막 다 쓸어담고 싶었지만, 요즘 뭔가를 구매하기 전에 한번 더 생각해는 마인드 컨트롤을 열심히 하며 미니멀리스트를 지향하고 있는지라 소박하게 북마크 네개만 구매해 돌아왔답니다.
오랜만에 함께 한 사진전. 처음 알게 된 조나단 베르탱이라는 사진작가!
그림보다는 사진을 더 좋아해서 사진전을 많이 보러다니는 편인데, 이번엔 진짜 오랜만에 다녀와서 그런지 설레고 따뜻하고...사진을 다시 열심히 찍어보고 싶은 마음이 뿜뿜했던 그런 기분좋은 전시회였다.
한 동안 잠자던 카메라를 만지작거리게 될 것 같다. ^^